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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4. 8. 6. 01:10

2014.08.06.

걸리는 것들 모두 내려놓고 단순하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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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4. 8. 5. 19:36

2014.08.05.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난 참 당근형 인간인 것 같다. 당근은 아무리 많이 받아도 모자라고, 채찍은 한 번만 받아도 임팩트가 너무 크다. 욕심도 많아서 당근도 여러 종류의 당근을 원하고, 내가 받은 당근보다는 내가 못 받은 당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한다. 이런 욕심이 나름 성장의 동력이 된다고는 하지만, 정신 건강에 그닥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남이 당근을 주든 채찍을 주든 개의치 않고 내 페이스대로 나아가는 뚝심도 필요한데. 모든 외부 자극에 무뎌져서 탱자탱자 나태해지면 안 되겠지만, 때로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기 싫은 건 알아서 censor out하는 지헤도 필요한데. 내가 가진 당근에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한 마음이 진짜 중요한데. 


시간이 지나 더 어른이 되면, 외부에서 주어지는 당근이 아니라 스스로 당근을 만들어내는 내공이 생길까. 얼른 당근생산가가 되고싶다. 언제 어디서든 나를 위한 당근도 남을 위한 당근도 만들 수 있는 긍정활짝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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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2014. 8. 1. 00:58

20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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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4. 7. 7. 20:34

2014.07.07.

단단해짐은 언제나 쓸쓸함을 동반한다. 내 두 발로 온전히 서있을 수 있게 튼튼해지면 튼튼해질수록 딱 그만큼의 외로움이 자리잡는다. 행복은 아이스크림과 같이 금세 녹아없어지는 것이라지만, 끊임없이 오고가는 것이라지만, 마음을 한 가득 채우는 충만한 기쁨이 조금은 길게 내 곁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단단해짐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을 향해 겉으로만 방어벽을 두껍게 세우는 과정이 아니라 속부터 따뜻하게 차오르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 

멋진 어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저 오랜 시간 축적되온 하나의 관념에 지나지않는 건 아닐까. bittersweet하기만 한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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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11. 10. 12:17

2013.11.10

서서히 잊어가는 듯한 내 자신에게 서운하다가도, 미련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는 내 자신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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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이라 할 지라도, 낯선 사람의 입을 통해 들었을 때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받는 경우가 있다. 지난 금요일 내 인생에 처음 등장한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이 내 진로에 대한 끝없는 고민을 조금이나마 단순화시켜주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 것 하나만으로도 그 만남은 좋은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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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10. 25. 14:14

2013.10.25.

학기 내내 그 어느 때보다도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바쁘게 공부한 것 같은데, 막상 시험 때가 되니 준비되어있는 게 너무 없어서 속상했다. 지금까지 본 시험 두 개가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고, 또 앞으로 봐야할 두 개의 시험도 잘 볼 자신이 없어서 속상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속상한 건, 나의 input과 output이 정말 요만큼의 자비도 없이 철저하게 linear한 function이라는 것. 내 머리가 커버해줄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많지 않다는 - 거의 없다는 - 것. 시간을 들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해야하는데, 왜 나는 이만큼의 무지막지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이 정도의 결과밖에 내놓지 못하지, 에 더 초점이 맞추어지며 기운이 스르르 빠진다. 나에게 이만큼의 양은 너무 벅차구나, 내 하루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이만큼의 일을 짊어져서는 안되겠구나, 하며 나 스스로를 알아가고 있는 데에 의의를 두어야겠지만, 그래도 스스로의 한계를 느껴나가는 과정은 그리 행복하지도 가볍지도 않다. 안 그래도 요즘 삶에 별다른 양념이 없어 공부로부터 오는 앎의 기쁨과 성취의 행복만이 내 하루의 즐거움이었는데, 공부마저 날 배신하니 허탈하기 그지없다. 남은 시험,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무너지지 말고 버텨서 잘 defend해야지. 다 끝난 후에는 원없이 소리지르고 신나게 놀고 하염없이 울고 툭툭 털고 일어나 차근차근 다시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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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9. 30. 23:02

2013.09.30.

 오랜만에 쓰는 블로그다.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은 참 많았는데, 소소한 작은 순간들에 점점 덤덤해지고 내가 지금 해야할 것, 성취해야할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좋게 말하면 선택과 집중, 나쁘게 말하면 무감각. 앞만 보고 달려가기 때문에 전에 비해 무한대로 뻗어가는 생각의 무게에 짓눌려 감정과 시간을 소모하는 일은 적어졌지만, 반대로 주위를 찬찬히 돌아보면서 소소히 기뻐하고 감사해하는 것에 무뎌졌다. 세상 모든 것은 trade off라지만, 애써서 얻은 무언가도 잃은 것 앞에선 가끔 초라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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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는 내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눈 깜빡하니 3월, 또 한 번 깜빡하니 6월, 그리고 한 번 더 깜빡하니 10월이다. 3월 인포세션에서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을 놓칠세라 빽빽히 적어놓은 수첩을 펼쳐보니, 그 때와 비교하여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인지에 대해 지금 훨씬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러한 정보들을 흡수하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생각이 나지 않아. 지난 7개월의 기억은 알알이 흩어지는 기억들이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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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해 만큼 학문적인 배움이 중심이 되었던 해가 또 있었을까. 한 해를 돌아볼 때마다 내가 가슴 한 켠에 정리해두었던 '올 해의 배움'에 학문적 지식은 한 번도 포함되었던 적이 없었다. 그러고보면 지금껏 나에게는 사람과 경험을 통한 배움이 더욱 중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올 해는 달라. 학문적 배움을 떼어놓고선 올 한 해를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학문이 내 시간의 알맹이로 들어온 첫 해. 오롯이 곱씹고 느끼지 못했을 뿐, 내 주위 사람들, 나누는 이야기들, 생각하는 방식, 이 모든 게 어느 순간 정말 많이 변화했다. 길이 정해진다는 건 이런 느낌인 걸까. 신기하기도 두렵기도 하다. 

자신이 백퍼센트 만족할 수 있는 길이란 없는 경우가 더 많다지만, 아직 내가 선택한 학문에 대한 의문이 많다. 학문을 선택한 것 자체에 대한 후회.. 도 아예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주 가끔 찾아올 뿐, 그보다 더 나를 흔드는 것은 마케팅이라는 학문에 대해 나 스스로가 느끼는 한계성이다. 원래부터 순수학문에 훨씬 더 매력을 느껴왔던 나로서는, 아직까지도 이 공부가 나에게 맞는 옷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분명 내가 좋아하고 원하던 요소들이 수렴하는 분야이고, 또 내 궁극적인 목표인 미술관 관장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서도 손색이 없는 공부인데, 지금 듣고 있는 경제 이론 수업이 더 재미있고, 미술사가 자꾸 생각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방황도 올 해를 끝으로 어떻게든 일단락지어야할텐데, 논문 주제 잡는 것만큼이나 - 아니 그 보다 더 - 신경쓰이면서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작업이다.  

 공부를 택한 내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뇌어야할 화두는, 넓어지길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학문을 하는 일은 - 적어도 내 수준에서의 학문은 아직까진 - 깊어지는 것이지 넓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 분야에, 더 크게 본다면 학문이라는 카테고리에 갇혀서 내가 동경하던 자유로운 사고와 즐길 줄 아는 태도를 잃지는 말아야지. 시간에 쫓기더라도 더욱 부지런히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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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8. 6. 23:49

2013.08.06.

하늘이 보이는 때

 

                                       이복숙



하늘은
늘 열리어 있습니다만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 메마르지 않은 사람에게만
하늘은 보이는 것입니다


하늘 아래 살면서도
참 오랜만에야 하늘을 보는 것은
이따금씩만
마음의 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볼 적마다
이제는 늘 하늘을 보며 살자 마음먹지만
그러한 생각은
곧 잊히고 맙니다

그래서
언제나
하늘은 열리어 있지만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만에야
참 오랜만에야

하늘은 보이는 것입니다


아빠께서 공식적 은퇴일, - 그러니까 은행의 간곡한 부탁으로 2년 연장 계약을 맺고 정직원 status에서 계약직으로 문서상 전환되던 7월 31일 - 가족들과 저녁을 먹다가 아빠께서 찾아 읽으셨던 시 한 편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시가 참으로 좋다고 뭉클한 표정으로 읽어내려가시던 아빠의 모습이 가슴 한 가득 자랑스러웠다. 좋은 글귀라면 언제든 마음에 새기고 거울 삼아 하루를 돌아보셨던 아빠, 이 시를 통해 늘 여유와 넉넉함을 찾으려 하셨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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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나 자신에 꽤나 만족하며 지내왔던 것 같다. 푹 꺼진 자존감을 끌어안고 길고 복잡했던 자책의 시간을 지나 지난 4년간 서서히 내가 원하는 단순하고 쌈박하고 당당하고 화창한 내 모습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덜 세심해지고 덜 겸손해진 나의 모습이 마음을 찌른다. 시원시원함을 빙자하여 차갑게 행동하진 않았는지, 솔직함을 빙자하여 남을 아프게 하진 않았는지, 자신감을 빙자하여 상대방을 판단하고 평가하진 않았는지, 열심을 빙자하여 메마른 마음으로 땅만 보고 살진 않았는지 반성하고 돌아보게 된다. 무한대 차원의 인격요소로 구성된 space를 이렇게 navigate하다보면 언젠가 optimal point를 찾을 수 있을까. 공자가 얘기했던 '지나침이 없는' 단계에, 노자가 얘기했던 '물 흐르듯 흐르는' 단계에 올라서면 이러한 끊임없는 self-check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 실오라기 하나 걸릴 것 하나 없는 완전한 자유로움이 궁금하고, 간절하다. 

세상 모든 일이 시지푸스의 돌 마냥 꼭대기에 머무를 새 없이 아래로 아래로 구르려 한다.  그러한 삶이라 경이롭기도, 때로는 버겁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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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주제를 다음 주까지는 정해서 교수님께 말씀드려야할 것 같은데, 토픽과 데이터를 찾는 것 부터 쉽지가 않다. 내가 이렇게 창의적 문제의식이 부족했나. 내가 건드리고 싶은 문제 외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 성격 탓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좀 엄두가 나지 않는 느낌이다. 기존의 지식을 토대로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는 과정이 재미있어 다행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해왔지만, 난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nerdy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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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7. 21. 22:13

2013.07.21.

보고싶지 않은 것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마주해야하는 건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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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7. 14. 16:10

2013.07.14.

필요로 하지 않는 도움은 줄 필요가 없는 건데. 줄 준비가 되지 않은 도움은 더더욱 주지 말아야 하는 건데. 작은 것에도 허전해지고 먹먹해지는 내 유리 멘탈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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