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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3. 2. 1. 18:54

2012.02.01.

필요할 때만, 여유 날 때만 나를 찾는 사람들이 싫었는데, 생각해보니 내 주위 거의 모든 관계가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충만한 상태일 때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줄 사람이 필요할 때, 심심하거나 우울해서 놀아줄 사람이 필요할 때, 아님 정보나 조언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 나면 날 찾는 사람은 손병호게임에서 손가락을 접듯 모두 접혀 없어지고 말테다. 나조차도 다른 사람에게 그러고 있을테지. 누군가를 찾고 만나는 것조차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이라면 순도 백프로의 그리움은 그저 이제 막 좋아하기 시작한 남녀간의 스파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일시적이고 희귀한 감정인걸까?

날 찾는 마음이,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가 보고싶은 그 마음이 이기적인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 되었을 때 - 그러니까 내가 나를 위한 이유에서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곁에 있어달라 부탁할 때 - 그런 나에게 어이없다는 듯한 실소는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인들 역시 자기중심적인 이유로 내가 필요로 할 때 나의 곁에 있어줄 수 없으므로, 나에게 왜 본인들 곁에 있어주지 않았냐며 서운해하는 마음 따위는 비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치 그 때의 내가 당신들을 무척이나 서운하게 한 것처럼 얘기하고, 얼마 안 가 나에게 똑같은 실수를 아무렇지 않게 범하는, 그리고 서운하다는 나에게 도리어 화부터 내는, 그런 일은 적어도 만들지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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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2. 10. 16. 04:35

2012.10.15


어김없이 찾아온 writer's block. 원서에 에세이까지 써야할 것 투성이인데 왜 데드라인이 다가와도 나아지지가 않는걸까ㅏㅏ 글쓰기 실력이 점점 퇴보하는 것 같아 ㅜㅜ 흐잉 글발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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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2. 10. 7. 00:15

2012.10.06.

나는 지나간 것들을 참 많이 아낀다. 지금 현재 내가 마주하고 있는 모든 것들도 다 언젠가는 지나간 시간으로 기억될텐데, 뇌가 착해서인지 현재가 불만족스러워서인지 언제나 내겐 지나간 시간이 더 반짝반짝하고 따뜻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 때의 나는 조금 더 반짝반짝했는데, 그때의 나는 조금 더 따뜻했는데. 내가 단 한 순간이라도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야" 라고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뒤를 자꾸 돌아보게 되는 건 단순한 기억의 오류인걸까, 아니면 정말 나는 조금씩 빛을 잃어온건가? 어른이 된다는 건 반짝반짝함을 대가로 다른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일까? 무엇을?


꿈에 네가 나왔다. 깨고 난 후에 정말 뜬금없이 네가 왜 내 꿈에 나왔을까 의아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넌 네게 과거의 표상인 거 같다. 과거에 머무르는 것. 과거에만 머무르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내 기억 속에서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는 것. 앞으로도 쭉 그렇게 빛날 그 시간. 


지금 이 학교도 2개월 반 후에는 그렇게 영원히 과거 속으로 묻힐 (혹은 과거 속에서 지금보다 더 빛날) 기억이 될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마냥 아쉽고 아련하기만 한데, 왜 나는 현재를 이렇게도 즐기지 못하는 것일까. 카르페디엠, 카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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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2. 8. 13. 22:52

2012.08.13

24년 인생 중 가장 컸던 태풍의 끝무렵, 멍하니 단어를 머리에 쑤셔넣고 에세이를 연습하다 문득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앉아있는 느낌이다. 깃털처럼 가벼워진 내 존재감. 홀로 선다는 것은 자유로워짐과 동시에 쓸쓸해지는 것. 비어있는 마음이 오늘따라 허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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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1. 5. 31. 14:09

2011.05.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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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1. 4. 21. 07:50

2011.04.20

아, 정말 맘에 들지 않는 하루다. 그냥 모조리 다 리셋해버리고 싶은 날! 차라리 내일 아침이 빨리 와서 새롭게 기분 좋은 하루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잠이 들기 전까지는 최소 8시간이나 남아있다는 것.. 남은 시간은 기분 좋게 알차게 써야지. 이따 뮤지컬 보러 가면 확실히 기분 전환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것마저도 취소되어버렸다. 무엇을 해야 기분이 가뿐해지려나. 해가 좀 지고 나면 느지막히 뛰러 나가야겠다.
 
주어진 일을 제 시간 안에 끝내지 못했을 때 기분이 너무 찜찜하다. 왜 조금 더 일찍 시작하지 못했을까 라는 후회와 왜 나는 이렇게 속도가 느릴까 라는 자책이 콤보로 나를 괴롭힌다. 책상 앞에 큼지막하게 써놓고 붙여둔 것처럼, 매사에 즐겁게 살아야지. 그리고 게을러지지도 말아야지. 게을러지지 말아야지ㅣㅣㅣㅣ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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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는 사람들을 알면 알아갈수록 내가 얼마나 그 사람들과 다른지, 내가 얼마나 혼자인지 더욱 더 절실히 느낀다는 너의 말에 조금은 공감했다. 어느덧 내 삶은 내가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점점 무게로 느껴지는 나이가 된 것일까. 한동안 엄마와 전화 통화로 이런 '본질적인 외로움'(이라고 말하긴 너무 무겁지만 다른 말을 찾지 못하겠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는 엄마께서 너무나 담담하게 "그래, 사람은 정말 어쩔 수 없이 외로워." 라고 인정하시는 것이 야속하게 느껴졌었는데, 오히려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내 마음이 더 편안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람에게 외로운 순간이 찾아오는 건 어찌할 수 없는 진리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 의미를 잃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러한 외로움을 나누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욱 값지고 세상이 더욱 따뜻한 게 아닐까? 철없다 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사람에게는 (설사 1프로에 그치지 않는다 할지라도) 순수한 이타심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가 설사 서로 닿지 않는 평행선이라 할지라도 손 닿을만큼 아주 가까운 평행선을 그리며 걸어갈 수 있음에 행복하다. '물이 반이나 남았네'와 '물이 반 밖에 남지 않았네'의 차이. 내가 너에게 한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나에게도 말하고 싶은 말이었어. :)

그러니 외로울 땐 언제든지 외로워ㅓㅓ 라고 말해도 돼. 내가 손 닿을 거리에서 함께 걸어가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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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라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천사, 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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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1. 4. 6. 14:24

2011.04.06.

불켜놓고 자면 쪼끔만 자고 일어날 것 같아서 불 다 켜놓고 침대에 누웠는데 파박 소리가 나더니 정전됐다 ㅜㅜ 힝 아직까지도 깜깜한 방에 혼자 있는 건 무섭다 빨리 불켜져라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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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1. 4. 1. 15:13

2011.04.01.

수학이란 과목에 정말 애증을 느끼게 되는 학기이다. 잘 풀릴 땐 너무 좋은데 안 풀리기 시작하면 머리를 싸매고 아무리 애써도 그 열쇠가 떠오르질 않는다. 다른 과목은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반면, 수학은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이렇게 take-home exam을 내기 전날 밤까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그야말로 참 난감하다. 밤을 새어봤자 머리만 멍해질 뿐ㅜㅜ 이럴 때면 차라리 달달 외워서 보는 시험이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외우는 건 자신있는데...

한 시간쯤 눈을 붙인 후 커피까지 마셨으니 당분간 잠도 안 올 것 같다. 같이 공부하던 언니 오빠도 조금 전 손잡고 집에 갔고, 밤공기는 달달하고, 슬슬 딴 생각이 들면서 괜히 마음이 달콤쌉쌀 말랑말랑해진다. 밤새 산책이나 하면 좋겠다! 그냥 룸메가 있는 방으로 돌아갈까? 그래도 텅텅 빈 도서관에 혼자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게 딱히 싫진 않다. 이 곳을 꽉꽉 채웠던 많은 사람들은 다들 각자의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이런 순간에 듣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노래는 정말 최고다. 이렇게 예쁘게 '공들여 쓴' 가사를 가진 노래가 요즘은 정말 흔치 않은 것 같아.

아, 그러고보니 이제 4월이다. 길기만 한 이번 학기도 이제 한 달 반 남짓 남았다. 수업만 생각하면 한 달 정도 남았으려나? 이번 학기가 지나고 나면 이제 졸업 전까지 두 학기가 남는다. 여기, 생각해보면 졸업 후에 다시 오기 정말 힘든 곳이다. 민사는 한국에 있을 때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겠지만 내가 앞으로 세인트루이스에 다시 머무를 일은 거의 없을테니까. 요즘 들어 엄마 아빠께서도 부쩍 그런 말씀을 자주 하신다. 이제 1년만 더 하면 끝나는구나. 1년만 더 하면 돌아오는구나. 아, 1년! 1년 후에는 다시 찾아와 추억을 되짚어 볼 기회조차 없을 이 곳. 남은 1년 동안에는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줘야겠다.

주절주절 글이 길어지려는 거 보니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공부는 다 한 것 같다. 장소를 옮겨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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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1. 2. 22. 12:49

2011.02.11

편지를 보는데 내가 다 눈물이 났다. 진심이 담긴 말은 언제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달달한 말들보다, 화려한 말들보다, 그런 '믿음'이 가는 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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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졸업사진을 보는 순간 참 기분이 묘했다. 생전 처음으로 빨리 졸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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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로받은 건 나인지도 모른다. 고마워, 그리고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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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2011. 1. 25. 13:54

2011.01.24.

전공때문에 맘에 또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쳤다. 이제 진짜진짜 정했으니까 진짜진짜 더 생각 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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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맘이 허전한 날이다. 숙제도 리딩도 많은데 공부가 손에 안 잡힌다. 이런 날은 혼자 있기 싫은데, 여기저기 전화하고 여기저기 이야기할수록 왠지 마음이 더 허해지는 것 같다. 그냥 빨리 자고싶은데 assignment due가 코앞이라 그럴 수가 없다 ㅠㅠ 무디해지는 이유가 그저 pms 때문이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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