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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6. 3. 19:08

2010.06.03

Art is not the application of a canon of beauty but what the instinct and the brain can conceive beyond any canon. When we love a woman, we don't start measuring her limbs.

- Pablo Picasso
이런저런 지원서들을 쓸 때 조금이라도 눈에 띄어보고자 [!] 온갖 quote들을 다 뒤지는 중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나 피카소의 대담하고 기발한 말들. 지원서에 써먹을 말들은 별로 없지만, 말로는 잘 설명할 수 없는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다. 예술이 canon에 매이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꺼낸 비유가 위트있으면서도 꽤나 절묘하다.

피카소의 quote을 읽고있자면 일생을 사는동안 얼마나 자신감에 넘쳐났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본인이 잘났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고나 할까. 뭐, 실제로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니까 할 말은 없다. 부럽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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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네" 하니까 생각났는데, 얼마전에 엄마와 산책을 하는 도중 엄마께서 내게 물어보셨다. 넌 지금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부류) 셋을 꼽으라면 어떠한 사람을 꼽겠냐고. 그다지 어렵지 않게 생각해낼 수 있었다. 진로가 확실히 정해진 사람 (고등학생일 때에는 대학생이 제일 부러웠다 - 내 당면 과제를 무사히 마친 사람들이 제일로 부러운거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사람, 그리고 활기가 넘치는 사람.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어떤 것인지가 뚜렷하게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아, 내가 저런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였구나.

개인적으로 사람을 끄는 매력은 자신감에서, 넘치는 활기는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남은 2010년 동안에는 몸도 마음도 잘 재충전해서 자신감과 열정을 회복하고 싶어. 자만심과 허황이 아니라, 진짜 제대로된 자신감과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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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만 마. 시들면 지는거야.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줍는 것은 다른 거야. 넌 지금 열심히 일한 대가로 월급을 받아놓고 그저 주운 돈이라고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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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5. 31. 13:54

2010.05.31 - little pieces of me


Owen: I'm trying to love you. Why won't you let me?

Cristina: Burke was- He took something from me. He took little pieces of me, little pieces over time, so small I didn't even notice, you know? He wanted me to be something I wasn't, and I made myself into what he wanted. One day I was me Cristina Yang, and then suddenly I was lying for him, and jeopardizing my career, and agreeing to be married and wearing a ring, and being a bride. Until I was standing there in a wedding dress with no eyebrows, and I wasn't Cristina Yang anymore. And even then, I would've married him. I would have. I lost myself for a long time. And now that I'm finally me again, I can't.
I love you. I love you more than I loved Burke. I love you. And that scares the crap out of me because when you asked me to ignore Teddy's page, you took a piece of me, and I let you. And that will never happen again.
언니가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며 보여주었다. 울 수 밖에 없었던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Hts_TJl-p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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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이야기할수록 언니가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 다른 외모 다른 성격 다른 생각을 가진 우리지만,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많이 이해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는 우리. 언니와 이야기하다보면 내가 거쳐가는 고민들을 4년 전 이맘 때 언니 역시 똑같이 겪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역시 사람이란, 연애란 다 비슷비슷 통하는 부분들이 있는건가.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서로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서로를 위해 변화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이 과정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자라온 두 사람이 만나 조화를 이루기까지 무수히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설명이 따로 필요치 않은, 어찌보면 오히려 더 당연한 사실이다. 내가 종종 잊고 지내는 당연한 사실.

그렇게 고민하는 순간들이 찾아오는 것이 비단 나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만 잊지 않고 있으면 돼. 그 믿음이 모든 불안을 몰아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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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5. 9. 11:55

2010.05.08 +


 1 There is a time for everything,
       and a season for every activity under heaven:

 2 a time to be born and a time to die,
       a time to plant and a time to uproot,

 3 a time to kill and a time to heal,
       a time to tear down and a time to build,

 4 a time to weep and a time to laugh,
       a time to mourn and a time to dance,

 5 a time to scatter stones and a time to gather them,
       a time to embrace and a time to refrain,

 6 a time to search and a time to give up,
       a time to keep and a time to throw away,

 7 a time to tear and a time to mend,
       a time to be silent and a time to speak,

 8 a time to love and a time to hate,
       a time for war and a time for peace.

- Ecclesiastes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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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4. 10. 15:48

2010.04.10.+

조각난 글을 쓰는 게 싫어서 길게길게 글만 쓰려고 블로그에 왔는데 난 결국 또 블로그에다가 조각 글을 쓰고 있었다. 뭐, 조각 글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굳이 싸이월드를 버리고 로그인이 느려터진 티스토리로 옮긴 이유가 없잖아! 아, 있다면 조금이나마 덜 공개적이라는 것? (public이라는 단어를 쓰려다가 열심히 생각해서 공개적으로 바꿔넣었다. 아 정말 한국말 실력 떨어지는 게 팍팍 느껴지고 있어..) 아무튼 간만에 (-)와 엔터로 나뉘지 않는 긴긴 글을 써보고 싶다. 새벽 1시 40분에.

어제 - 아니, 벌써 그저께군 - 에는 결혼 1년차인 한국나이 25살 언니와 저녁을 먹고 언니 집에서 늦게까지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86년생인 그 언니는 작년 1월 87년생 오빠와 결혼하여 학교 근처 아파트에서 알콩달콩 예쁘게 살고 있다. 원래 언니는 간호학에 관심이 있어서 언니의 꿈의 학교였던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에 지원해서 합격까지 했는데, 남편이 된 이 오빠가 여기 워슈 편입전형에 합격해버리는 바람에 꿈의 학교까지 포기하고 함께 센루이스에 왔다. 그리고 한 학기의 공백 후에 지금은 우리 학교 옆에 있는 세인트루이스대학 간호학교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 언니를 교회에서 만나고 이런 소개를 들었을 때, 언니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살에 꿈꿔왔던 진로, 학교까지 포기하면서 남편을 따라 이 외딴 센루이스에 오다니..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둘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았다기 보다는 언니의 포기해야했던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가 먼저 보였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언니가 두고 온 것들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남편만 바라보고 인생의 커다란 목표를 내려놓을 수가 있을까- 내 머리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제 처음으로 언니와 긴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니의 선택이 언니에겐 포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여기고 그걸 택한 것일 뿐. 언니가 시애틀에 남아 혼자 지내는 것이 언니에겐 더 힘든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와 서로에 대한 신념이 부러웠다.

아, 쓰다보니 잠이 밀려온다. 내일 일어나서 part 2 마저 써야지. 투비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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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2. 28. 13:12

2010.02.27.

전화할까????????
 ㅋㅋ 엠쎈으로 얘기할래
 ㅋㅋㅋㅋㅋ
 전화하면
 내가 너무 한숨을 푹푹 쉴 거 같아
 ㅠㅠ ㅋㅋㅋㅋ
한숨을 쉬어두
괜찮아-
나야 이쁜이
ㅋㅋㅋㅋㅋㅋㅋㅋ
-
예원아-
if we all felt not lonely, useful, full, whole, relaxed, and well-adjusted all the time, we wont be human beings. we would be gods.
thats why we find friends, fall in love, cry, laugh, take pills, drink, sleep, eat, n exerciese
그리고 지금 당장 중요한건!
이제 며칠만 있으면 너네 어머니 아부지 오시잖아
그리고 또 며칠만 있으면
내가 ㅁㅉ표 hug해주고 야끼가 뽀뽀해주려고 달려들거야
조금만 힘내-

 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
 cant wait
 seriously
 cant waitttttttttt
그리고 you have to retell yourself that you are strong-
i guess you already know that
그리고 its okay to feel weak from time to time
unless i wont have any role to play : )
나두나두
진짜 빨리 시간 가서 만났으면 좋겠다
 ㅠㅠㅠㅠㅠㅠ
 진짜
 어떻게 너같은 친구를 만났을까

ㅋㅋㅋㅋㅋㅋㅋ
same here
복받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다
-
 자꾸 클수록 혼자 삼키려는게 많아져
 좋지않은 거 같아
 제대로 삼킬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럴 수 없는 것까지 혼자 삼키려니까 힘든 거 같아 ㅋㅋ
ㅋㅋㅋㅋ장이랑 위가 커진다고 너가 레고 조각을 소화시킬수 있다는건 아니자나
레고 조각은 나한테 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히히 내사랑 고마워 
ㅋㅋㅋㅋㅋㅋ
바부야
앞으로 또 막 삼키면
때려준가
다*
알았어?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야지. 황금같은 토요일 밤에 이 모든 말 들어주고 다독여줘서 고마워. i am so lucky to have you as my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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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2. 11. 14:44

2010.02.10

드디어 전공 declare을 위한 모든 절차가 끝났다. now im officially art history & mathematics major. 예전부터 맘 속으로 정해두었던 것이지만 막상 문서상으로 내 눈 앞에 보여지니 괜시리 마음 가짐이 달라진다. 들뜨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막연한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고. 이렇게 나는 차근차근 커가는구나.

이번 결정이 최종 결정이 되리란 법은 없지만, 그리고 고맙게도 워슈에서는 prime 과 second major의 switch가 매우 자유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ajor declaration form을 채워넣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정말 사서 고생해가며 이 어려운 과목을 내 전공으로 삼아야 하는 건지, 내가 꿈꿔왔던 큐레이터로서의 삶이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맞아 떨어지는지, 그게 아니라면 내 진로는 어떻게 되는 건지, 이 모든 스트레스를 떠안고 갈만큼 내가 이 분야에 열정이 있는지, 그냥 훨씬 점수 받기 수월한 전공을 택해서 편하게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직하는 게 현명하진 않을지. 펜을 잡을 때마다 이 모든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놓아 그 짧은 form을 작성하는 데에만 3일, 제출하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다. 남들은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았는데, 왠지 나만 너무 복잡하게 사는 느낌이야.

그래도 역시 생각이 최고조로 복잡해질 때마다 나를 가장 단순하게 만들어주었던 건 미술이었다. 미술을 접할 때마다 매번 '그래, 이게 내가 좋아하는 거야' 라고 자신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고 나면 늘 마음이 편해졌다. 어찌 되었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되는 거니까. 성적도 중요하지만 내가 정말로 배울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내 삶에 있어 훨씬 더 의미있는 거니까. 진로도 미래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 순간 역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니까. art history와 math를 전공한다는 말에 "sucn an interesting combination"이라 말씀하시는 교수님들을 만날 때마다 참 마음이 묘해지지만, 일단 지금의 나는 이렇다. 나중 일은 나중에 또 생각해야지.

그리고 작년 가을학기부터 lnyf art director로 일하면서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관심 분야가 생겼다. 한번도 그 쪽으로 제대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이 쪽 분야는 내게 있어 취미 생활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난 그저 아마추어일 뿐이라고만 생각해왔었는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생각보다 내가 많이 즐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3학년 때 일러스트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데 여유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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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얼마전에 꿨던 생생한 꿈 때문인지, 문득 민사가 너무너무 그립다. 졸업한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는데, 눈에 선하지 않은 곳, 선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 돌아갈 수 없어서 더 아련하고 그리운 거라지만, 그래도 이럴 땐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이 서운하다. 그 공기의 감촉과 냄새까지도 아직 생생한데.

몇 년 후엔 워슈도 이렇게 그리워하고 있겠지. 그것 역시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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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2. 8. 13:32

2010.02.07 +

Remember how far you've come, not just how far you have to go. You are not where you want to be, but neither are you where you used to be.

Please be patient, God is not finished with me 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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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1. 8. 09:56

2010.01.07

제목에 2009. 를 무심히 썼다가 지웠다. 2010년이 시작된지도 어느덧 일주일.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파이널들을 끝내고 공항을 가득 메운 미군 때문에 비행기를 놓쳐 2박3일 간의 대장정 끝에 한국과 눈물겨운 상봉을 한지도 어느덧 3주. 그리고 내가 대학생활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년 반. 언제부터 이렇게 시간이 초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한 것일까. 분명 어렸을 때에는 하루종일 놀이터에서 놀아도 겨우 저녁먹을 시간 정도였는데.

블로그에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알찬 연말을 보냈고, 뜻깊은 새해를 맞이했다. 이제는 뜻을 세울 때라는 (立志) 아빠의 말씀은 내가 올 한 해 세운 목표와 일치. 전공과 진로에 대한 계획도 어느 정도 마련. 반짝반짝 광화문 불구경, 가족들 친구들과의 끝없는 수다, 문화생활 향유, intensive rest로 학기말에 바닥났던 에너지도 회복. 센루이스에 돌아갈 생각을 하면 아쉬움부터 밀려오지만 그래도 다시 열심히 해 볼 마음이 조금 드는 것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돌아갈 준비를 서서히 시작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것이 마냥 두렵지만도 않은 것을 보니 이제 신입생 꼬리표는 완전히 떼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대학을 다니다보니 새해에도 학년이 바뀌지 않아서, 새해 목표는 '마무리를 잘 하자' 가 된다는 것이 뭔가 어색하지만 그래도 학기 중에 다시 한 번 새 마음으로 고쳐먹을 수 있는 계기가 있다는 것이 좋기도 하다. 학년이 바뀔 때에도 또 한 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니 결국 한 학기에 한 번씩 새 마음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매 학기 특정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할만큼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살아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동안 매 학기 내게 주어진 큰 과제가 무엇인지는 뚜렷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이번 과제는 앞서 말했던 뜻 세우기.

내 대학 생활 반의 마지막 학기. 이번 학기만 끝나고 나면 3학년이라니. 어쩐지 이번 학기에 환골탈태라도 해야할 것 같은 압박감이 밀려온다. 어찌되었든, 2010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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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언니와의 대화 중, 안으로 향하는 사람과 밖으로 향하는 사람 얘기를 했다. 사람들 중에서는 자신 내부에 그 시선을 두어 주위에 있는 것들을 내적인 process의 재료로 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부에 그 시선을 두어 자신이 갖고 있는 내적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이 있다. 어느 한 쪽이 나은 것이 아니라 이 둘은 그저 서로 다른 것. 온전한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을 돌아볼 대로 돌아보다가 결국 외부로 시선을 돌리게 되고, 온전한 외향적인 사람은 훗날 자신 내부로 시선을 돌려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어, 결국 시간이 흐른 뒤에는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에너지가 적절한 균형을 맞추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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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단순한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다만, 복잡함과 단순함 사이에서 수축과 이완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늘 복잡하기만 한 사람은 답답하고, 늘 단순하기만 한 사람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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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언니가 말했다. 나는 나 스스로 criteria를 정하고 그에 부합하려 굉장히 노력하는 것 같다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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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언제쯤 신기해하지 않게 될지 모르겠지만, 신기한 것 투성이인 걸 어떡해. 그래서 더 감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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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제주도 여행. 짐싸는 내내 노래가 절로 나온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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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09. 10. 28. 00:39

2009.10.27

야끼, 모찌, 할라, 와녁, 예슬, 우녕과 함께한 지난 주말. 야끼가 공항에서 보내준 문자처럼, IT WAS THE BEST WEEKEND EVER. 음, 뭐랄까, 추운 겨울 옷깃을 여미고 꽁꽁 언 몸으로 깜깜한 밤을 헤매고 다니다가 따뜻한 불빛 켜진 산장 한 채 만나 벽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는 느낌이었어. 온 몸의 모든 긴장감이 눈 녹듯 사르르 풀려버리는 그 기분. 그러다보니 그간 바람이 얼마나 차디찼는지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할만큼 바쁘게 살아온 내 자신이 기특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만난 이 난로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고맙고, 그러다보니 펑펑 울어버렸다. 1년 후에 만나도 10년 후에 만나도 우리들은 서로에게 0.01초만에 익숙해지고,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그 온기는 그 어느 시간보다도 긴 여운을 남기겠지.

배터리 100% 충전. 폴라로이드 사진과 unc / 듀크 티셔츠들은 만일을 대비한 스페어 배터리.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심으로 고마워. 언제 어디서나 그립고 보고싶을 내 자랑스러운 친구들. 사랑해 얘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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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감정은 가장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것. 알랭 드 보통의 on love에서 이 내용이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건, 가장 이타적일 것 같은 감정의 참 속성에 대한 대담하고 솔직한 고백이었기 때문이리라.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다 좋아하는 마음 앞에서는 결국 '나 자신'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는 거야. 그게 사람인거지.

지금 이 글이 쓰고 싶은 이유는, 글쎄,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왜 갑자기 이 생각이 난 걸까. 난 누구를 생각하며 어떤 일을 떠올리며 이 글을 쓰고 있는 걸까. 난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걸까. 화자도, 청자도, 중심 생각도 없는 포스팅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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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적절한 시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을 내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점점 더 느끼고 있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는 이 상황이 적응이 안 될만큼 낯설고 두렵다. 하나를 택한다는 건 동시에 다른 하나를 잃는다는 것. 그렇다고 무작정 도망치는 coward가 되고 싶진 않아. 지혜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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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언니. 힘들었던 거, 맘속에 찰랑찰랑하게 차오른 눈물들까지도 "세속과 분리된 산"에 툭툭 털어버리고 돌아와! 어떤 길을 가든 언니를 천프로 만프로 서포트하는 가족들 그리고 언제나 그보다 1프로 더 서포트 하는 동생이 있다는 거 잊지 마 사랑해 많이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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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Sophie님의 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흐엉
 우린 왜
 고생도 맨날 같이 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념팸은 싸이클도 비슷한가봐
황지혜*jiji님의 말:
 그거야 늘
 늘 고생하니까
예원|Sophie님의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지혜*jiji님의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가 싸이클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우린 그렇다고... 흑 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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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09. 9. 27. 10:04

2009.09.26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포스터랑 로고 완성!! coordinator한테 보내놓고 완전 긴장하고 있었는데 너무 따뜻한 답장이 와서 감동 그 자체였다. 다른 이그젝들 반응도 완전 좋았대 히히히히히 로고는 해마다 뒤에 이미지만 바꾸면서 매년 이 형식 그대로 유지하겠댄다 와우와우와우와우와우 고마워 얘들아ㅏㅏㅏㅏ


(Lunar New Year Festival은 음력 설에 하는 학교 아시안 문화 축제이다. 이틀에 걸쳐서 하는 큰 공연. 여러 포지션의 이그젝들이 지금부터 fundraising, choreographing 등 내년 1월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난 올해 art director로 일하게 되었다.)

완성했다고 좋아했더니 한 친구가 그랬다. "아 그건 너 정말 열심히 하더라." 아,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해야하는건데 말이지.. 정말이지 이런 건 꾀도 안난다. 날짜도 딱딱 지키고.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빨리 끝내고. 내가 페이퍼를 이렇게 써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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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들과 미드텀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2주를 바라보며 한껏 부려보는 마지막 여유. 토론회가 끝나고 사물놀이 연습을 하고 방에 돌아와 내가 요즘 푹 빠진 우유를 한 컵 마시고 (요즘 정말 우유가 왜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브라운아이즈의 노래를 들으며 기분좋게 블로그를 쓰고 있다. 오늘은 하루종일 날씨도 딱 내 취향이었고. 아 모든 게 다 평화롭고 순조로운 하루. 이따 Brookings로 산책이나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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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는 비가 막 그친 후의 날씨가 너무 좋다. 아직 미처 개이지 않은 하얀 하늘, 싱그러운 풀내음, 촉촉하니 상쾌한 공기. 물기 한가득 머금은 꽃들은 또 얼마나 고운지. 그런 날씨는 상상만 해도 입꼬리에 살짝 웃음이 걸린다. 오늘 오전에 내리던 비가 그치고 미처 구름이 다 걷히지 않은 순간에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사소하다면 아주 사소하지만, 오늘을 나의 하루로 만들어준 짧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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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몇몇 친한 친구들의 부모님들께서 학교를 방문하셨다. 나의 suitemate도 그 친구들 중 한 명. 주말 내내 아버지와 오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부쩍 집생각이 많이 난다. 보고싶어요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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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타인을 통해 네 소식을 들었다. 마음이 순간 일렁이는 것을 느꼈지만 이내 곧 담담해졌다.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좋아해야할 일인지 슬퍼해야할 일인지 순간 마음이 망설이는 것을 느꼈다. 일단은 좋아해야할 일이라고 해두자. 좋은 게 좋은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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