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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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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3. 2. 5. 13:24

2012.02.05.

미안해하지 마.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뻐.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中


사춘기 소녀가 쓴 것처럼 감성이 지나쳐 설익어 보이는 부분도, 고심한 단어들로만 꼼꼼히 이어붙여 오히려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자연스러운 장면 설정과 오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탁월한 문장력이 엿보여 좋았다. 사람은 정말 나약하지만 용기있고 허술하지만 따뜻한 존재. 주저앉고 싶을 때 힘을 팍팍 주는 자양강장제 같은 책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외로운 밤에 편안한 힐링을 주는 책이었다. 주위에 한숨 쉬는 친구가 있다면 한 권 선물해주고 싶은 책. 책 표지가 예쁜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별점은 5점 만점의 4.5. 

새해 계획 중 하나로 한 달에 책 두 권 읽기를 실천하고 있다. 영어로 쓰여진 책 하나와 한국어로 쓰여진 책 하나씩 읽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러다 흥미를 잃어 계획을 지키지 못하게 될까봐 일단은 읽고 싶은 책부터 읽어나가고 있다. 1월의 책은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그리고 주현성의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이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훈훈한 판타지 소설에 가까웠는데, 극적이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정서들로 채워진 사건들이 patchwork처럼 이어진, 알록달록한 보자기 같은 소설이었다. 별점을 매기자면 5점 만점에 3.9 정도? 4점을 주려다가 3.9를 준 이유는.. 글쎄, 책을 소장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였달까.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은 잘 정리된 인문학 입문서여서 좋았다. 중학교 이후로 세계사에 대해 배운적이 없어 늘 알고 싶어했던, 그리고 미술사를 배우며 자주 등장하는 신화의 모티브들을 접할 때마다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신화의 정보를 입력하고 싶었던 나에게 '심리학', '예술', '신화', '역사' 등의 챕터들로 구성된 이 책은 꼭 내가 원하는 정보들만 뽑아 정리해놓은 맞춤형 책 같았다.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알기 쉽게 기초를 다져주는 책. 5점 만점의 4.3.


다시 책을 읽는 재미를 조금씩 찾아나가는 느낌이다. 바쁜 공부를 핑계로 너무 책을 잡지 않아서 자꾸 바보가 되어가는 것만 같았던 나를 만회하는 시간. 매일 아침 신문을 챙겨 읽는 것도, 느긋하게 이 책 저 책 꺼내가며 읽어볼 수 있는 것도 참 좋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좋은 이유 중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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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2. 10. 9. 09:21

2012.10.08


한국시간으로 지금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날이자 정말정말 사랑하는 우리 엄마 아빠의 결혼 기념일! 그저 다른 한 남자 한 여자였던 아빠 엄마께서 만나시고 알콩달콩 연애하시고 결혼하시고 언니랑 나를 낳아주시고  우리 엄마 아빠가 되어주신 게 새삼 너무너무 신기하고 감사해지는 날이다. 전화로 엄마께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라고 말씀드리자 엄마께서는 "그래 고마워~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잘 한 일, 우리 딸 낳은 일!" 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우왕 저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일은 엄마 딸로 태어난 거에요!  엄마께서 "세상에 태어나니까 재밌지?" 라고 말씀하셨을 때 "재밌긴 한데 힘들어요 ㅜㅜ" 하며 살짝 우는 소리를 했지만, 사실은 이 세상에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서 많이 보고 느끼고 자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해요. 히히 무한 사랑해요 하트 뿅뿅!

(사진은 작년 겨울, 아빠 엄마께서 모마 인턴 결과를 앞두고 초조해하는 나에게 힘내라며 하트를 뿅뿅 날려주시는 모습!)

d와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아인슈타인 베이글에 갔는데, pre-packed salad를 사고 덕에 갔더니 덕에서 완전 맛있는 디너 스페셜을 팔고 있었다!! 흐잉 저녁 메뉴 실패할 때가 제일 아쉬운데 ㅜㅜ 내일은 맛있는 거 많이많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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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통해 보여주시려는 그 뜻을 제가 놓치지 않게 밝은 눈과 밝은 마음 주세요. 그리고 한국 대학원은 마감일이 점점 다가오는데 제가 꾸준히 성실히 열심을 다해 모든 과정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내일은 미술사 교수님이 베이징으로 컨퍼런스에 가셔서 수업이 한 개 밖에 없다. (yay!) 내일 하루 어물쩡 보내지 않고 진짜 알차게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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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1. 6. 2. 00:05

2011.06.02.

내가 좋아하는 6월이 소리없이 왔다. 그리고 오늘은 벌써 두번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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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맥주를 마시고 들어가는 길에, 아빠께서 내 어깨에 손을 꼭 두르시며 '나는 문제없어'를 불러주셨다. 내 어깨를 단단히 쥐신 그 손과 노래 가사가 너무 따뜻해서 행복했다. 오늘은 언니와 함께 부페에서 점심을 먹으며 호강했고 언니의 종합선물 패키지 및 선물로 또 한 번 호강했다. 저녁 때 만난 모찌와 야끼 앞에서 못다한 얘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어서 행복했고, 토닥토닥해주는 그 마음에 다시 한 번 위로받았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더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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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1. 5. 31. 15:50

2011.05.31. +++

 One of love's greatest drawbacks is that, for a while at least, it is in danger of making us seriously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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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1. 5. 31. 12:13

2011.05.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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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1. 5. 31. 03:06

20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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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1. 5. 4. 04:08

2011.05.03.

세상 모두 멈춘 것 같은 밤
방 안 가득 별빛 쏟아져 내려
지친 하루 피곤한 모습의 엄마와
우릴 닮은 니가 잠들어 있단다

처음 샀던 엄지만한 신발
품에 안고 기뻐하던 어느 봄날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던 엄마의 얼굴
그토록 밝게 빛나던 4월의 미소
영원히 잊지 못할 설레임 가득하던
엄마의 눈망울

사랑스런 너를 만나던 날
바보처럼 아빤 울기만 하고
조심스레 너의 작은 손을
엄만 한참을 손에 쥐고 인사를 했단다

살아가는 일이 버거울 때
지친 하루 집에 돌아오는 길
저 멀리 아파트 창문 새로 너를 안고
반갑게 손을 흔드는 엄마의 모습
나는 웃을 수 있어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어른이라는 이름 앞에
때론 힘겨워 눈물 흘릴 때면
이 노래를 기억해 주렴
너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작은 선물
꿈 많던 엄마의 눈부신 젊은 날은
너란 꽃을 피게 했단다
너란 꿈을 품게 됐단다
그리고 널 위한 이 노래

너의 작은 손
빛나던 미소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기억해 주겠니 널 위한 이 노래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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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1. 4. 2. 10:57

2011.04.01.

만우절에 떨어진 교수님의 청천벽력같은 말씀. 아, 너무하세요 ㅜㅜ 그래도 어쩌겠어 포지티브 띵킹 포지티브 띵킹!

이번 학기에는 미술사 수업 2개, 수학 수업 2개, 경제 수업 2개를 듣고 있다. 한 학기 일찍 졸업하려면 빠듯하게 들어야하는 것도 있었지만, 빡빡한 전공 수업으로만 6개를 수강하게 된 데에는 수학과 경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나의 우유부단함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 성격상 재미없는 거 오래 못 붙들고 있고,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것보다는 이상적으로 더 좋은, 학문적으로 내가 더 끌리는? 그런 과목들만 들으려다 보니 이 지경까지 와버렸다. (고등학교 때 꼬박꼬박 외웠던 교훈이 철저히 몸에 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에겐 전공 18크레딧이 무리였는지, 수학 하나가 자꾸 삐걱거린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딱히 그럴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또 내 핑계겠지..? 아무튼 테이크홈 믿텀 때문에 사단이 났다. 아무래도 드랍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쑥쑥 든다. 교수님이 그닥 관대하지 않으시다 ㅜㅜ 듣는 학생들 많지도 않은데 남은 애들은 좀 다같이 A주면 안되나요... 힝

사실 아무 것도 아니라면 아무 것도 아닐 일인데, '드랍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패닉했다. 아주 잠시동안이었지만, 말 그대로 패닉했다. 머리가 멍해지고 심장이 후들후들하는 느낌! 나는 항상 그렇다. 내 능력의 한계를 보는 순간 패닉하는 경향이 있다. 그닥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 같다. 쓸데없는 자존심일까? 사실 누구보다도 내가 그 한계를 잘 알고 있는데, 내 한계를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려기 보다는 무모하게 극복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좌절하면 무지 좌절한다. 어찌 보면 그런 무모한 시도가 동력이 되어 더 열심히 생활하게 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그건 나 자신을 자꾸 괴롭히고 피곤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아무튼, 이러저러해서 처음으로 찍게 될 수도 있는 W에 패닉했다. 생각해보면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도 아닌데. 뭐, 80% 확실하지만.

평소 같았으면 혼자 스트레스 엄청 받고 방에 와서 침대에 굴파놓고 한 잠 잤을텐데, 그래도 마음이 꽤나 빨리 가벼워졌다. (언니와의 수다 덕분인가? 땡큐!) 뭐 그깟 게 대수라고. 최선을 다했지만 안 되면 할 수 없는 거지. 열심히 살고 싶으나, 스트레스받으며 살고 싶진 않다. 내게 주어진 이 모든 것들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임하겠지만, 매사에 치이고 힘들어하며 낑낑대고 싶진 않다. 이번 학기 시작한 후로 내내 두어달 간 미친 듯이 힘들어하고 난 후에 느꼈다. 아, 이제는 정말 즐거워지고 싶다. 이제는 정말 감사하며 즐기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생활하니 모든 것이 많이 가벼워졌다. 진지해지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않는다는 것. 저번 주 일요일 교회에서 들은 설교 말씀이 마음에 박힌 이후로 참 많이 긍정적이 되었다. 이 변화가 참 감사하다. 이제야 '내려놓는 것'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네가 늘 나에게 해주었던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열심히 해요!'라는 말도. 난 그 두 개가 분리될 수 있다는 걸 몰랐거든. 고마워 :) 나 이제 조금 알 거 같아!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했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난다. "세상이 날 괴롭힐 때에 나마저 나를 괴롭히면 안 되지." 그 친구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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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11. 4. 13:08

2010.11.04

사랑하는 야끼야 생일축하해
너가 한국에 있어서 너무너무 좋다
퇴근하면서 출근하면서 문자하고 전화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너가 내 친구여서 참 좋고 자랑스럽고 그렇다 히히
happy birthday yykk have a wonderful da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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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know what, sometimes living a life is just too demanding.
but the part we have to underline is "sometimes", not "too demanding".

all of us know that sometimes we cry,
but not all of us know that we smile at other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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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2010. 9. 14. 03:27

2010.09.14.

모든 두려움은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 출발한다. 잃기 싫은 것이 없다면 두려운 것도 없겠지. 그 언젠가 그리움에 대하여 포스팅했던 것처럼, 어쩌면 두려움이라는 건 내가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어떤 것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감정적 지표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이 그 대상과 이별한 후에 나타나는 감정적 지표라면, 두려움은 그 대상과 함께 하는 순간에 나타나는 지표인 것이다.

두려움이 들 때마다 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잃기 싫은 것을 놓아버리려고만 했다. 고등학교 때 쓴 싸이 다이어리를 보고있자면, 마치 내게 처음부터 별다른 가치가 없었다는 듯이 차갑게 마음을 먹은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무형이든 유형이든 간에 놓칠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 때마다 내가 먼저 놓아버렸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해야 내가 상처받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요즘 들어 이런 잘못된 내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정말로 두려움을 없애는 건 차가운 마음이 아니라 따뜻한 믿음인데, 그걸 이제서야 배워가고 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부정적인 마음으로, 불안 가득한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 있었는지 반성하며 하나하나 고쳐나가고 있다. 소중한 것을 만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해할 수 있는 법을 배워가는 느낌이다.

그걸 가르쳐준 너에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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