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제월

Rss feed Tistory
기억하기, 2013. 4. 19. 21:38

2013.04.19.

오늘 꽁기꽁기한 기분으로 점심을 먹는데, 엄마께서 얼마 전 읽으셨던 <네 가지 질문>이라는 책에 실린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셨다. 


한 유태인 남성은 유년 시절 겪었던 6일간의 끔찍한 폭격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다. 그 이후 평생동안 공포감과 상실감에 시달려왔고, 치유받기 위해 저자를 찾아갔다. 남자의 슬픔, 공포, 분노를 잠잠히 듣고 있던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6일 간의 폭격과 수십년 간의 자학 중 어느 것이 더 잔인한 것 같냐고. 폭격은 6일로 끝이 났는데, 왜 평생 스스로 폭격을 가하고 또 당하고 있냐고. 


나의 괴로움, 나의 슬픔, 나의 분노 -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만들어낸 것임을 깨닫는 건 정말이지 쉽지 않다. 그런 감정들을 야기한 외부 조건들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면 이 모든 행복하지 않은 감정들이 나의 산물임을 인정하기 싫어서인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이 복잡하디 복잡한 마음들이 온전히 내 것임을 인정해야한다. 그것이 설사 힘들었던 지난 시간에서 오는 것이든, 다른 사람에게서 받았던 상처에서 오는 것이든, 모든 열쇠와 주도권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임을 인식해야한다. '어쩔 수 없이,' 혹은 '주어진' 이라는 수동의 탈을 쓰고 나 스스로를 푹푹 찔러대는 일은 일찌감치 그만 두어야 한다.


그리고 난 빨리 중간고사 공부에 집중해야한다 ㅜㅜ 으아아아아 

,
TOTAL TODAY